[전재홍 칼럼] 발광하는 매력적인 도시, 일본 고도 '교토'
세계 3대 사진 축제 '교토 그라피'… 오는 12일까지 열려
예술의 힘, 건축의 힘, 고도(古都)의 힘 3중주. ‘교토그라피’
천년의 수도, 교토에서 매년 세계적인 사진축제인 ‘교토그라피’가 열린다. 교토와 포토그라피를 합성해 고유명사처럼 작명한 ‘교토그라피’는 2013년 처음 개막해, 세계 3대 사진축제에 꼽히기도 한다. 올해의 주제는 ‘SOURCE'로 5월 12일까지 한 달간 열린다.
이방인에게 전통도시로 잘 알려진 교토의 이미지는 다면적이다. 일본의 역사(驛舍) 가운데 나고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교토역은 대규모 현대식 복합몰을 포함하고 있어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각되었고 교토타워와 함께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교토의 고도 제한은 곳곳에 산재한 전통건물과 서양식건물, 현대건물이 서로 영향을 받지 않고 어우러지며 밋밋한 스카이라인을 보인다. 도드라지지 않는 고도(高度)는 고도(古都) 교토의 전통, 근대, 현대의 속성이 고루 배어 있다는 정체성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교토는 전통과 근대, 현대의 건축물이 발광하는 매력적인 도시인 것이다.
이러한 도시공간에서 열리는 ‘교토그라피’의 매력은 역사, 공간, 소재가 다양한 공공시설, 주택, 회사, 관공서와 미술관을 활용한 전시이기 때문이다. 이 도시만이 갖춘 독특한 분위기와 강점을 전시장으로 활용해 10여 년을 치르다 보니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까지 환호하며 찾아오는 국제적인 행사가 된 것이다.
교토그라피는 메인 전시 13개 외에도 100개가 넘는 전시가 있는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전시 장소와 공간을 재해석한 전시방식이 매력적이다. 가령 교토신문사 지하의 옛 신문인쇄시설인 윤전실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상점, 술 판매장과 창고에서 전시하기도 한다.
이렇듯 교토는 일본의 오랜 수도로 역사와 문화적 중심지이었기에 황궁과 종교시설, 전통주택 등 오래된 건축물이 많이 현존한다. 세계 제2차대전시 미군의 폭격으로 도쿄를 포함한 대부분의 도시가 초토화되었지만 당시 미국 국방장관 헨리 스팀슨이 유서 깊은 고대도시의 파괴를 반대해, 대신 나가사키가로 결정되었다. 교토는 원자폭탄 ‘팻맨’의 재앙을 면하는 행운을 얻어 오늘에 이른다.
한 도시의 구성원인 시민은 자신의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정주 지역의 경쟁력을 만드는데 고민하고 일조해야 한다. 건축물과 역사, 예술을 가지고 연주하는 ‘교토그라피’를 보며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특장(特長)을 살펴봐야겠다.